사장 이야기
안 맞는 직원,
매장에서 고치려는 순간
이미 진 겁니다
김꾼 — 자영업자를 사업가로
김꾼2026년 6월 25일9분 읽기

들어온 직원이 안 맞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있죠. 보통 한 달쯤 지났을 때예요.

그때부터 사장님은 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말해야 이 사람이 바뀔까." "기분 안 상하게 하면서 고칠 방법이 없을까."

근데 그 고민 자체가 함정입니다. 이미 결혼해놓고 "이 사람 성격을 어떻게 바꾸지"를 고민하는 거랑 똑같거든요.

KEY INSIGHT

사람은 매장에 들어온 다음엔 안 바뀝니다. 바꾸는 게 아니라, 들이기 전에 거르는 겁니다.

CHAPTER 01

매장에서 사람 고치는 건, 이혼하고 재결합하겠다는 소리다

채용은 결혼이에요. 한번 들이면 돌이키기 더럽게 힘든 관계. 그리고 해고는 이혼이고요. 위자료(밀린 정), 재산 분할(매장 분위기), 애들 상처(남은 직원들)까지 다 갈립니다. 이혼해본 사람은 압니다. 그게 얼마나 사람을 갈아먹는지.

그래서 진짜 똑똑한 사장님은 이혼 잘하는 법을 공부하지 않아요. 결혼 전에 보는 눈을 키웁니다. 그 보는 시간이 바로 면접이에요.

CHAPTER 02

능력은 연애 시작하는 이유는 돼도, 평생 같이 사는 이유는 아니다

여기서 첫 번째 착각이 나옵니다.

면접에서 다들 뭘 보냐면, 경력·스펙·손 빠른지를 봐요. "이 사람 일 잘하겠다" 싶으면 뽑습니다.

근데 생각해보세요. 일 잘하는데 같이 못 사는 사람, 세상에 널렸잖아요. 능력은 연애 시작하는 이유는 돼도, 평생 같이 사는 이유는 아니에요.

매장도 똑같습니다. 6개월 뒤에 사장님 속을 뒤집는 직원은 일 못하는 직원이 아니라, 합 안 맞는 직원이에요.

면접에서 능력을 보면,
6개월 뒤 속이 뒤집힌다
합을 봐야 오래 간다

능력만 보는 면접 vs 합을 보는 면접

구분능력만 본다 ✗합을 본다 ✓
보는 것경력·자격증·손 속도갈등 반응·피드백 수용
질문"어디서 일하셨어요?""의견 갈리면 어떻게?"
놓치는 것사람 됨됨이·유연성거의 없음
6개월 후"왜 이렇게 피곤하지""부족해도 같이 가고 싶다"

40분 면접, 이렇게 쪼갠다

  1. 01
    앞 10분 · 긴장 풀기가벼운 이력·근황으로 평소 말투와 표정을 본다
  2. 02
    중간 20분 · 본색 보기갈등·실패 질문으로 남 탓 vs 내 탓, 유연성을 가른다
  3. 03
    끝 10분 · 반응 보기우리 방식을 설명하고 '맞춰보겠다' vs '저는 원래'를 본다

사람은 들인 뒤에 못 바꾼다

고르는 눈은 들이기 전에 키운다

김꾼 — 자영업자를 사업가로

능력은 이력서에 다 적혀 있어요. 면접에서까지 그걸 확인하느라 40분을 쓰는 게 낭비입니다. 면접은 이력서에 안 적힌 걸 보라고 있는 시간이에요.

CHAPTER 03

안 꺾이는 사람은 면접에서 반드시 신호를 흘린다

"40분으로 사람 속을 어떻게 다 봐요." 맞아요. 못 봅니다.

근데 소개팅 한 번으로 평생을 알 순 없어도, 빨간 깃발은 보이잖아요. 식당 직원한테 반말하는 사람, 약속 시간 안 지키는 사람, 전 애인 욕만 하는 사람. 평생은 몰라도 "아, 이건 아니다"는 그 자리에서 보입니다.

면접도 똑같아요. 안 꺾이는 사람은 40분 안에 반드시 신호를 흘립니다. 사장님이 그걸 못 본 건, 안 봤기 때문이에요.

면접에서 이런 게 보이면 빨간 불입니다. 하나씩 체크해보세요.

업종도 안 가립니다. 합이 안 맞으면 결국 같은 방식으로 매장 공기를 식혀요.

식당

합 안 맞는 직원은 마감 때 티 납니다. 다들 빨리 끝내고 들어가고 싶은데 혼자 자기 방식 고집하면 그날 팀 전체가 30분씩 늦어져요. 저도 스키당 홀에서 직접 뛰는 사람이라, 이게 매장 공기를 어떻게 식히는지 압니다.

카페

레시피 통일이 생명인데 "저는 이게 더 맛있던데요" 하며 자기 비율로 내리는 사람. 손님은 어제랑 오늘 맛이 다른 걸 귀신같이 압니다.

미용실

디자이너끼리 톤이 안 맞으면 손님 응대가 따로 놉니다. 한 명이 분위기를 깨면 단골이 조용히 옆 가게로 갑니다.

PT샵

회원 관리 방식이 제각각인 트레이너 하나가 센터 전체 평판을 깎습니다. 회원은 "사람마다 말이 다르네" 하고 재등록을 안 해요.

CHAPTER 04

그래서 40분을 이렇게 쪼개세요

면접을 그냥 대화로 흘려보내면 안 됩니다. 시간을 설계해야 신호가 보여요. 저는 보통 40분을 이렇게 씁니다.

구간시간던지는 질문 유형봐야 할 포인트
~10분가벼운 이력·근황 (긴장 풀기)평소 말투, 표정, 기본 태도
중간~20분갈등·실패 상황 질문남 탓 vs 내 탓, 피드백 수용, 유연성
~10분우리 매장 방식 설명 후 반응"맞춰보겠다" vs "저는 원래"

핵심은 중간 20분입니다. "사장님이랑 의견 갈렸을 때 어떻게 했냐", "최근에 본인이 틀렸던 적이 언제냐" — 이런 질문에서 안 꺾이는 사람은 반드시 본색이 나와요.

끝 10분도 중요합니다. 우리 매장이 일하는 방식을 일부러 설명해주고 반응을 봐요. "네, 맞춰보겠습니다"랑 "음… 근데 저는 원래 이렇게 했는데"는 6개월 뒤 완전히 다른 직원이 됩니다.

지금 쓰는 질문을 '합 질문'으로 바꾸는 연습을 해보세요.

1

지금 내가 면접에서 쓰는 질문은? — 한 줄로 적어보세요.

2

이 질문, 능력을 묻고 있나 태도를 묻고 있나? — 능력을 묻고 있다면 이력서로 돌려보내세요.

3

그 질문을 '합 질문'으로 바꾸면? — "그때 사장님이랑 의견 갈리면 어떻게 하셨어요?"처럼 태도가 드러나는 질문으로.

CHAPTER 05

완벽한 사람은 못 고릅니다. 오래 갈 확률은 올릴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그래도 면접 한 번으로 어떻게 다 거르냐" 하실 수 있어요. 맞습니다. 못 거릅니다.

근데 못 거르는 거랑, 거를 노력을 안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얘기예요. 완벽하게 못 본다고 아예 안 보면, 그건 그냥 운에 사람을 맡기는 겁니다. 그리고 운에 맡긴 결과는 사장님 혼자 감당하지 않아요.

안 맞는 한 명을 붙잡고 있는 동안, 묵묵히 잘 해주던 직원이 먼저 지칩니다. 좋은 직원일수록 분위기에 예민하거든요.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를 제일 먼저 느끼고, 제일 조용히 나갑니다.

그러니까 면접에서 거르는 건 사장님 편하자고가 아니에요. 남아서 잘 해주는 사람들을 지키는 일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거른다는 게 그 사람을 나쁜 사람으로 모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은 다른 매장에선 빛날 수도 있어요. 단지 우리랑 합이 안 맞는 것뿐이고, 그걸 매장 안에서 발견하면 이미 늦습니다. 면접에서 발견하면, 서로 안 다칩니다.

사람은 들인 뒤에 못 바꿉니다.

사람을 고르는 눈은, 들이기 전에 키울 수 있습니다.

김꾼 — 장사에서 사업으로.

NEXT. 좋은 사람을 골랐다고 끝이 아닙니다. 다음 글에선 '뽑은 다음'을 다뤄요. 혼자 다 쥐고 있다가 결국 본인이 무너지는 사장님 — 일을 어떻게 넘겨야 사람이 안 도망가는지, '위임' 이야기입니다.

KEY TAKEAWAY

안 맞는 직원은 매장에 들어온 뒤엔 안 바뀝니다. 채용은 결혼이고 해고는 이혼이라, 진짜 실력은 '이혼 잘하는 법'이 아니라 '결혼 전에 보는 눈'이에요. 면접 40분을 설계해 신호를 읽으면, 완벽히는 못 걸러도 좋은 사람들과 오래 갈 확률은 분명히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