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KKUN
고객 만들기
매일 오는
그 영업 전화
누가 걸고 있을까?
김꾼 — 자영업자를 사업가로
김꾼2026년 5월 7일12분 읽기

오픈 첫 주에 그 전화가 옵니다. 발신번호는 02로 시작하는 무난한 번호. 받자마자 친절한 목소리.

"사장님~ 안녕하세요~ 저희가 자료 하나 남겨드리려고요. 저희가 그 동네 1~2위 업체 저희가 전부 대행하고 있거든요."

처음엔 좀 으쓱합니다. "어? 우리 가게 어떻게 알았지?" 그리고 살짝 흔들립니다. "근데 1~2위 다 한다는데..."

다음 날 또 옵니다. 다른 회사. 비슷한 멘트. 그 다음 주에도. 한 달이 지나면 그 전화만 30통이 넘어요.

자, 질문 하나. 그 전화, 누가 걸고 있는지 진짜 알고 있어요?

CHAPTER 01

그 전화는 우연이 아니다, 당신 매장이 리스트에 올라간 것이다

오픈 정보는 공개돼 있습니다. 사업자등록, 인허가, 지도 등록, 배달앱 입점. 신규 매장 리스트는 어디서든 뽑을 수 있어요. 그 리스트가 영업 데이터로 돌아다니면서, 누군가의 콜 시트에 올라갑니다.

당신 매장이 특별해서 전화가 오는 게 아닙니다. 오픈한 모든 매장에게 공평하게 옵니다. 공평하게 노립니다.

이 구조가 보이스피싱이랑 똑같아요. 명단 확보 → 일괄 발신 → 미끼 한 줄 → 흔들리면 작업 들어감. 다른 점은 딱 하나, 합법이라는 것뿐입니다.

KEY INSIGHT

"저는 그 전화 받고 안 흔들렸는데요?" 처음 한두 번은 그렇죠. 근데 한 달 지나고, 정작 손님이 안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때 그 30번째 전화는 다르게 들립니다. 흔들리는 건 당신이 약해서가 아니라, 그 시점에 그 전화가 왔기 때문입니다.

CHAPTER 02

진짜 사장이 가짜한테 지는 이상한 시장이 만들어졌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장사 잘하는 사장님들 보면 다 알아요. 식재료 좋은 거 쓰고, 매일 아침 일찍 나와서 준비하고, 손님 응대 살갑게 합니다. 근데 마케팅은 잘 모릅니다. 모를 수밖에 없어요. 매일 12시간씩 매장에 묶여 있는 사람이 키워드 트렌드를 어떻게 분석합니까.

반대편엔 누가 있냐면, 가게 본질은 평범한데 마케팅 기술로 노출만 잡은 곳이 있어요. 검색하면 위에 뜨고, 사진은 잘 찍혀 있고, 리뷰는 4.8입니다.

소비자는 검색해서 위에 뜨는 곳으로 갑니다. 당연하죠. 그게 검색의 용도니까요.

그래서 진짜 잘하는 가게가 가짜한테 지는 시장이 만들어진 겁니다.

구분진짜 마케팅가짜 영업 전화
접근 방식매장에 와서 본질을 본다전화로 신규 리스트만 본다
약속하는 것본질을 잘 보여주는 방법"상위 노출" "1~2위" 같은 결과
비용 구조작업·기획 단위로 산정월 정액 ○○만원, 묻지마 패키지
결과 책임데이터로 보여주고 함께 본다효과 안 나오면 "더 기다려달라"
진짜의 신호먼저 매장·메뉴·고객을 묻는다자기 회사 자랑부터 한다

업종 안 가립니다.

식당|"지역명+맛집" 키워드 노출만 해주겠다는 전화가 옵니다

카페|"인스타 감성 카페" 검색 결과에 올려주겠다는 전화가 옵니다

미용실|"○○동 미용실" 상위 노출 시켜주겠다는 전화가 옵니다

PT샵|"1

1 PT 추천" 키워드를 잡아주겠다는 전화가 옵니다

문구만 다르고 구조는 똑같아요. 진짜 본질을 만드는 일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노출은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속삭이는 거죠.

처음 검색하고 들어온 사람의 눈에는 이렇게 보입니다.

"검색했더니 이 집이 위에 떴네. 별점도 4.8이야. 가보자."

"... 음, 생각보다 별로네. 사진은 그렇게 좋았는데."

"다음엔 다른 데 가야지. 네이버 별점도 이젠 못 믿겠다."

당한 건 자영업자만이 아닙니다. 소비자도 당했고, 결국 플랫폼도 당했습니다. 이게 왜 중요한지는 다음 편에서 풀어볼게요.

CHAPTER 03

마케팅 대행이 나쁜 게 아니다, "포장지 대행"이 망친 것이다

오해 없게 짚자면, 마케팅 대행 자체는 정당한 비즈니스입니다. 자영업자가 못 하는 일을 대신 해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거죠. 본질이 좋은 가게의 매력을 더 잘 알리도록 돕는 진짜 대행사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본질을 만들지도 못하면서, 포장지만 그럴듯하게 씌우는 곳들이에요. 이게 왜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냐면, 돈이 되거든요. 인건비 외엔 들어가는 자본이 거의 없습니다. 마케팅 좀 깨작이고, 세일즈만 할 줄 알면 누구든 사장이 됩니다. 그리고 그게 당신한테 걸려오는 그 영업 전화의 출처입니다.

솔직히 저도 한 번 당했어요.

오픈하고 얼마 안 됐을 때, 한 곳이랑 계약했습니다. 월 60만원에 플레이스 관리해준다고 했어요. 처음엔 글이 올라오니까 일하는 줄 알았죠. 근데 어느 날 들여다봤더니, 똑같은 글을 단어만 바꿔서 복붙으로 계속 올리고 있더라고요. 그것도 무한 반복으로요.

결과는요? 네이버 저품질 직전까지 갔습니다. 알고리즘이 "이거 어뷰징 같은데?" 하고 페널티를 먹이기 직전이었어요. 다행히 늦지 않게 발견했고, 거기서부터 직접 마케팅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KEY INSIGHT

제일 무서운 건 60만원이 아니라, 내 매장 계정이 망가질 뻔했다는 거예요. 돈은 다시 벌면 됩니다. 근데 플레이스 계정에 페널티가 한번 박히면, 그건 회복이 정말 어렵거든요.

CHAPTER 04

이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누구도 안 가르쳐준 게임의 룰이다

당신이 흔들렸다면, 그건 당신이 어수룩해서가 아닙니다.

매일 새벽에 식자재 받고, 오픈 준비하고, 손님 응대하고, 마감하고, 정산하고, 집에 가서 녹초가 되는 사람이 어떻게 마케팅까지 잘합니까. 그게 가능하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기계예요.

가짜 대행사들은 그걸 정확히 압니다. 사장님이 지친 그 시점에, 그 전화를 겁니다. 그게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에요.

자가진단 한번 해볼게요. 한 줄이라도 해당하면 위험 신호입니다.

체크된 게 있다면 지금 당장 점검하세요. 늦으면 돈만 날리는 게 아니라, 계정이 망가집니다.

마케팅이 사기를 만든 게 아닙니다. 사기가 마케팅 옷을 입은 것이죠.

NEXT — 근데 더 어이없는 건요.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들이 네이버 별점 4.8 달고 상위에 떠 있다는 겁니다. 당신도 한 번쯤 당해봤을 거예요. 검색해서 갔는데 "이게 4.8이야?" 했던 그 집. 다음 편에서 그 정체를 풀어봅니다.

KEY TAKEAWAY

마케팅이 사기를 만든 게 아니라, 사기가 마케팅 옷을 입은 거예요. 흔들렸다면 약해서가 아닙니다 — 그 시점에 그 전화가 왔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