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07
알바생 파벌? 그건 사람 문제가 아닙니다
파벌은 나쁜 알바생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이 없는 교실이 만드는 겁니다.
혼자 10인분, 사장의 운영법
알바생끼리 파벌이 생기면 대부분 이렇게 합니다. 따로 불러서 얘기하기. 회식 한번 시키기. 심하면 한쪽 잘라버리기.
근데 이걸로 해결된 적 있으세요?
솔직히 저도 스키당 초기에 똑같이 했어요. 알바 두 명이 서로 말을 안 하길래, 따로 불러서 "무슨 일이야" 물어보고, 둘 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하고, 일주일 뒤에 한 명이 그만뒀습니다.
그때 깨달은 게 있어요. 내가 푼 건 '사건'이 아니라 '증상'이었다는 것.
파벌은 나쁜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구조가 만듭니다.
알바생 파벌은 '나쁜 애'가 만드는 게 아니라, '빈자리'가 만든다
초등학교 때를 떠올려보세요. 선생님이 "잠깐 교무실 다녀올게" 하고 나가면 어떻게 됐나요? 3분 안에 반장이 나서거나, 뒤에서 떠드는 애들이 교실 분위기를 장악했죠.
매장도 똑같습니다. 사장이 주방에 들어가 있거나, 발주 보느라 정신없거나, 아예 매장에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 알바생들 사이에 '빈자리'가 생겨요. 권한의 빈자리. 기준의 빈자리. 누가 뭘 해야 하는지의 빈자리.
사장이 안 채운 자리를 알바생이 채운 거예요. 그게 파벌의 시작입니다.
"알아서 잘 지내"는 관리가 아니라 방치다
사장님들이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다 어른인데 알아서 잘 지내야지."
근데 "알아서 잘 지내"는 관리가 아닙니다. 기준 없이 놔두는 건 '자율'이 아니라 '방치'예요.
고참 알바의 한마디가 신입한테는 사장 말보다 더 강력합니다. 왜? 사장은 바쁘니까 안 알려줬는데, 고참은 알려주니까요.
파벌의 씨앗은 여기서 심어집니다. 사장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기준'이 되는 순간.
규칙이 없으면 사람이 규칙이 된다
한 가지 질문을 해볼게요. 당신 매장에 "새 알바가 첫 출근했을 때 뭘, 어떤 순서로, 누가 알려주는지" 적힌 문서가 있나요?
| 규칙이 없는 매장 | 규칙이 있는 매장 | |---|---| | "알아서 잘 해" | 역할·업무 분장이 적혀 있다 | | 사장의 기준 = 그날 기분 | 사장의 기준 = 문서 | | 문제 생기면 면담 | 문제 전에 루틴 피드백 | | 고참이 신입을 가르친다 | 사장이 만든 매뉴얼로 교육한다 | |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 "여기선 이렇게 하기로 되어 있어" |
왼쪽이 익숙하다면, 파벌이 생기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서빙 동선, 설거지 순서가 구두로만 전달되면 → 고참이 "내 방식"을 강요하고, 신입이 혼란
음료 레시피가 머릿속에만 있으면 → 사소한 레시피 차이가 기싸움의 도화선
예약 관리, 고객 배정 기준이 없으면 → "좋은 손님"을 누가 받느냐로 텃세 시작
인수인계 기준이 없으면 → "전 타임이 이거 안 해놓고 갔다"가 매일 반복
면담으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는 착각
"둘이 따로 불러서 얘기했어요." 이게 가장 흔한 대응이죠. 그리고 결과는 보통 이렇습니다.
면담'만' 하는 대응 → 증상 치료 → 사람 바꿔도 같은 패턴 반복
구조를 바꾸는 대응 → 역할 명확화 + 문서화 + 피드백 루틴 → 파벌이 생길 수 없는 환경
사람을 바꿔도 구조가 그대로면, 배역만 바뀌고 극본은 똑같습니다.
파벌이 못 생기는 매장의 공통점 3가지
역할이 명확하다 — 출근하면 뭘 하는지, 시간대별로 뭘 해야 하는지가 적혀 있다. A4 한 장짜리 체크리스트면 충분하다.
사장의 기준이 문서화되어 있다 — 카톡 메모에 적어서 단톡방에 올려놔도 된다. 핵심은 모두가 같은 버전으로 알고 있는 것.
피드백 루틴이 있다 — 한 달에 한 번 "잘하고 있는 것 / 바꿔야 할 것" 두 가지를 1분 안에 말해주는 것.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체크가 위쪽에 몰려 있다면, 지금 파벌이 없어도 언젠가 생깁니다.
사람을 탓하면 사람을 바꿔야 합니다. 구조를 바꾸면 사람이 바뀝니다. 파벌은 나쁜 알바생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이 없는 교실이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은 당신이에요.
KEY TAKEAWAY
파벌은 나쁜 알바생이 만드는 게 아닙니다. 선생님이 없는 교실이 만드는 겁니다.